화왕산 다섯번째 이야기..
화왕산 다섯번째 이야기...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시간들......
부쩍 늘어난 수면시간....
수명시간은 줄은 든다는것을 망각한채...^^
또 알람소리를 놓치고 만다...
마음이 겁해지고...세수도 하지 않은채....세워둔 계획..
화왕산 다섯번째 이야기을 실행에 옮긴다....
환장할 정도로 숨이 찬다는 환장고개....
일출도 겸사겸사 볼려 했던게 욕심이였던가 보다...
하지만 곧 눈앞에 펼쳐질 자연의 경이로움에...잠시 상상에 빠져 본다...
겨울을 미리 알려 주는듯...
밤새 곳곳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나 보다....
하지만 모자 창에는 연신 땀방울이 맺혀 떨어지고..
감나무 홍시 열리듯...
가을은 참 맛있게 익어 간다..
산능선 아래로...가을은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정상을 한발자국 남겨 두고 눈에 들어 오는 들국화....
찬 가을 바람이 왠지 따스하게 느껴지게 만들어 준다....
역시 꽃은 제 자리에서 비춰지는 참 모습이...가장 아름다운듯 하다...
오전 아이들과의 약속해 둔것이 있어...단숨에 올라 버린 화왕산....
벌써 다섯번째의 만남이다...
오를때 마다 많은 생각과..고뇌(?) 그런것들이 배낭에 담겨져 오지만..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어느듯 모든것은 작은 먼지가 되어 잊혀져 버린다..
그리고 자연이 주는 선물에...
머리속..가슴속까지..투명하게 비워진다...
비워진 마음으로...천천히 고개들 들어 본다...
이른 아침 햇살에....
온산은 눈밭이 되기 시작한다....
발걸음 하나하나에 나그네의 눈이 빛난다..
이 길이 끝이 없어 펼쳐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스락...
바스락...
눈을 감고 이 맛나는 풍경을 음미 해 보고 싶지만..
눈이 감기질 않는다..
이순간은...
억새와 함께 맴도는 하나의 바람이고 싶어진다..
멀리 배바위가 보이고.....
억새는 길을 만들어 준다...
아니 길이 없어도...걷는 곳마다 길이 되리라..
한참을 억새에 빠져 있을 즈음...
뻔이 보이는 길이지만....
이정표는 한번 더 내 위치를 확인을 시켜준다...
인생의 어떤 복잡한길에 놓였을때.....이런 이정표가 있다면..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을것을.....
아마도 그것은 가족이며..친구며..꿈일것이다..
바람이 사라졌다..
사각사각 거리던 억새들이 어느듯..춤을 멈춘다..
잠시 발걸음도 멈추어 본다...
아....여기가 천국일까...^^
잠시 멈춘 발걸음...
온산을 둘러 본다.....
내가 사람인지 억새인지.....잠시 바람에 몸을 맞겨 춤사위를 벌려 본다..
꿈인듯..구름인듯...
하얀 눈인듯..
어느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어 버리고...
길도 잃어 버리고...
그냥 막 걷기 시작 한다...
저 멀리 걷는 나그네 또한...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나게 되리라....
다시 휘몰아 치는 바람은 억새에게 춤을 가르킨다..
사각사각....
발걸음도 덩실 덩실~~
콧노래도 흥얼흥얼~~
한겨울 함박 눈이 내려온다 해도 이만큼 멋질까..?
연신 바람과 억새는 주거니 받거니...
은빛 물결을 만들어 낸다...
화왕산의 진정한 맛을 오늘에서 느껴 본다..
그렇게 걷다 보니 산성 근처에 아주 이쁘게
피어 오른 억새 한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한겨울 털실로 짠 할머니의 따스한 스웨터 같은...느낌은...왜 일까...?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이 훌쩍 지나 가 버린다...
또 나에게 놓여진 길이다...
떠나는 길이 있다면...
다시 돌아 오는 길도 있어야 한다....
인생은 그런것인 모양이다...
온 세상을
돌고 돌아
찾은 화왕산 정상엔..
여행채비 한창인 억새들..
불고 불어..
꿈이되고 사랑이 되어라..
바람이여...!